무료로 합법적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은 어디에
한국어로 합법적으로 무료로 읽을 수 있는 자료는 대부분의 짐작보다 많습니다. 출처가 불분명한 사이트에 갈 이유가 없습니다.
문제는 자료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알려지지 않았다는 쪽에 가깝습니다. 아래는 실제로 쓸 만한 곳들과, 각각에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고 무엇은 기대하면 안 되는지입니다.
책이 무료가 되는 세 가지 경우
세 가지는 성격이 전혀 다르고, 헷갈리면 곤란해집니다.
보호 기간이 끝난 경우. 저작권법상 저작재산권은 저작자가 죽은 뒤 70년까지 존속합니다. 원래 50년이었다가 2013년 한미 FTA 이행으로 늘어났습니다.
이 변경 때문에 경계가 유난히 헷갈립니다. 2013년 이전에 이미 50년이 지나 만료된 저작물은 그대로 만료 상태로 남지만, 그때 아직 만료되지 않았던 것은 70년 규정을 받습니다. 그래서 1960년대에 세상을 떠난 작가의 작품은 아직 보호를 받고, 1950년대 초 이전에 떠난 작가는 대체로 자유롭습니다. 애매하면 공유마당의 표시를 확인하는 편이 빠릅니다.
저작자나 기관이 직접 공개한 경우. 정부 발행물, 학술 논문, 공공기관 보고서에 흔합니다. 이 경우 이용 조건이 따로 붙어 있으니 재배포 전에 확인해야 합니다.
도서관이 빌려주는 경우. 기간이 정해져 있고 DRM이 걸립니다. “지금 무료로 본다”는 뜻이지 “마음대로 나눠도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알아 둘 만한 곳
공유마당
한국저작권위원회가 운영하며, 한국어 퍼블릭 도메인 자료로는 가장 정리가 잘 되어 있습니다.
여기가 편한 이유는 자료를 세 갈래로 나누어 표시하기 때문입니다. 보호 기간이 끝난 만료 저작물, 저작자가 기증한 저작물, 그리고 자유이용허락 조건을 붙여 공개한 저작물입니다. 항목마다 어디까지 허용되는지가 적혀 있어서, 개인적으로 읽는 것을 넘어 인용하거나 다시 쓸 때 판단이 쉽습니다.
문학뿐 아니라 이미지와 음원도 함께 있습니다. 다만 자료가 웹에서 읽도록 만들어져 있어 파일로 받아 두려면 손이 조금 더 갑니다.
국립중앙도서관
디지털화한 옛 문헌의 양이 압도적입니다. 다만 두 가지를 미리 알아 두는 편이 좋습니다.
첫째, 상당수가 지면을 촬영한 이미지입니다. 사람 눈에는 글자로 보여도 파일 안에는 픽셀만 있어서 검색도, 선택도, 읽어 주기도 되지 않습니다. 확인은 2초면 됩니다. 손가락으로 문장을 선택해 보면 됩니다. 이유는 PDF 읽어 주기가 안 되는 이유에 있습니다.
둘째, 저작권이 살아 있는 자료는 관내 열람으로 제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목록에서 검색은 되는데 집에서는 원문이 열리지 않는다면 대개 이 때문이고, 오류가 아닙니다.
위키문헌
위키미디어의 자유 문헌 모음입니다. 규모는 공유마당보다 작지만 결정적인 장점이 있습니다. EPUB으로 내보낼 수 있다는 점입니다.
폰으로 읽기에는 이 형태가 가장 편합니다. 스캔 이미지가 아니라 진짜 글자라서 크기를 키우든 검색을 하든 그대로 되고, 인코딩이 파일 안에 선언되어 있어 글자가 깨지는 문제도 생기지 않습니다.
프로젝트 구텐베르크
영어권 퍼블릭 도메인의 중심입니다. 7만 종이 넘고 DRM이 없으며 EPUB, MOBI, TXT를 함께 제공합니다.
한국어 자료는 거의 없다시피 하니 영어 책을 찾을 때 쓰십시오.
Standard Ebooks
구텐베르크의 텍스트 가운데 일부를 자원자들이 다시 조판한 것입니다. 종수는 훨씬 적지만 품질 차이가 큽니다. 목차, 각주, 인용 부호가 제대로 정리되어 있어 읽는 느낌이 상용 전자책에 가깝습니다.
지역 도서관
거주지나 직장 근처 도서관의 전자책 서비스는 정식 대출이므로 완전히 합법입니다. 신간도 들어옵니다.
대신 기간이 지나면 잠기고, 대개 전용 앱에서만 읽힙니다. 여기서 .acsm 파일을 받았다면 그것은 책이 아니라 이용 허가증이며, 따로 설명해 두었습니다.
어떤 형식을 받을까
고를 수 있다면 EPUB입니다. 화면 크기에 맞춰 글줄을 다시 흘리므로 폰에서 확대할 일이 없습니다.
PDF는 지면이 고정됩니다. 원본의 판면이 중요한 자료라면 의미가 있지만, 그냥 읽을 소설이라면 불편합니다. 그래도 PDF밖에 없다면 리플로우 모드로 견딜 만해집니다.
TXT는 가볍고 어디서나 열리지만 목차도 서지 정보도 없고, 오래된 파일이면 인코딩을 손봐야 할 수 있습니다.
형식별 차이는 형식 안내에, EPUB과 PDF의 선택은 비교 문서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폰에 넣기
브라우저로 바로 받는 것이 가장 간단합니다. 파일은 보통 Downloads에 들어가고, 파일 관리자에서 길게 눌러 연결 프로그램으로 읽기 앱을 고르면 됩니다.
권수가 많으면 컴퓨터에서 받아 한 번에 옮기는 편이 빠릅니다. 앱 안에서 끝내고 싶다면 OPDS 목록을 추가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피해야 할 곳
판단 기준은 간단합니다.
- 올해 나온 책이 무료로 올라와 있다면 불법 복제입니다. 보호 기간이 끝났을 리가 없습니다.
- “무료”를 앞세우고 카드 정보를 먼저 요구한다면 무료가 아닙니다.
- 파일 하나 받는 데 전용 프로그램 설치를 요구하는 곳은 피하십시오.
구독 서비스의 무료 체험은 별개입니다. 합법이지만 무료는 아니고, 기간이 끝나면 결제됩니다.
어디서부터 시작할까
처음이라면 이 순서가 무난합니다.
- 위키문헌에서 읽고 싶은 고전을 하나 찾아 EPUB으로 내려받습니다.
- 읽기 앱에서 열어 글자 크기와 줄 간격을 자기 눈에 맞춥니다. 기준값은 편안한 읽기에 있습니다.
- 익숙해지면 공유마당에서 범위를 넓힙니다.
- 신간이 필요하면 지역 도서관 전자책을 등록합니다.